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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암 이야기 #1, 우연한 발견, 뜻밖의 입원

Days of Sol/병원일기

by ss솔 2020. 5. 4.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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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4월 23일 금요일

 

별로 큰 병이 아니길 바라면서, 남편의 치료 기록을 써본다

나도 치료일기 보면서 정보도 얻고 희망도 얻고 뭐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받아서....

이렇게 써두면 누군가한테 도움이 될지 누가알어...?

 

/////////

 

4월 23일에 쓰던 글을 이어쓴다

거의 열흘간 블로그에 손도 못댄 이유는....

 

그 짧은 사이에 결국 남편이 신장암 1기로 최종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여튼 종양 크기도 작았고, 빠르게 발견했고, 위치도 좋았고, 시술도 잘 끝나서 지금은 98%정도 멀쩡해보이지만

 

참ㅠㅠ

정신없던 열흘이었음

 

 

신장암은 참... 노답인게...

증상이 거의 없다보니 발견하게되는 케이스가

 

1. 아주 초기에 우연히 발견된다

2. 커질대로 커지거나 퍼질대로 퍼져 증상이 나타났을때 뒤늦게 발견된다

 

이렇게 두개인데 다행히 전자였으나 아직도 충격이 큰게 사실이다.....

 

그러니까 여러분 건강검진할때 돈 몇만원 추가해서 복부초음파 꼭 받아보세요!!!!!!

 

우리도 32살에 암 진단 받을거라곤 전혀 생각도 못했기때문에....

요즘 만나는 애들마다 제발 기본검진만 하지말고 복부초음파도 꼭 받아보라고 하는중 ㅠㅠ

 

이 암은 전이도 너무 잘되고 초기에는 증상이 없으니까.....

 

 

 

 

* 제+남편 경험과 함께합니다 *

 

 

 

남편 기존 내원기록과 맹장수술 이력 확인하고 복부CT 검사해주신 바른생각병원 의사선생님 감사합니다 :)

 

 

4월 20일 월요일 아침

남편은 배가 아프다고 궁시렁대면서 출근을 했다

 

바로 지난달 월요일만되면 설사병이 났던 전적이 있어서

'저저 또 회사가면 죽는 병 도졌네~~ 출근해서 바로 응가해' 이러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12시쯤 낮잠을 자고 있는데 전화.......

 

 

남편: 나 배아파서 지금 여기 회사 옆에 병원 왔는데

나: 응

남편: 배아픈건 장염이고

나: 하여튼간...

남편: 신장에 뭐가 있는데 한 쪽은 물혹인데, 다른 한 쪽은 종양같다고 충대 가보라네?

나: 뭔소리야? 웬 신장?

남편: 신장에 종양 작은게 하나 있는데 맹장수술 했을때 복부초음파한거 가져오면 비교해보고 진료의뢰서 써준대서

나: 그래서?

남편: 근데 어차피 충대 가야되는거면 선병원에서 초음파 자료 받아서 다시 여기로 돌아오느니 그냥 여기 초음파자료 떼가서 선병원가는게 낫잖아?

나: 그렇지 아무래도

남편: 그래서 지금 CD 해서 집가는중

 

 

난데없이 신장 얘기가 나오고 소견서 써줄테니 충남대병원 가라고하길래 살짝 걱정돼서 병원 같이 가줄까? 물었더니

 

코로나 어쩌구저쩌구하면서 병원을 왜 오냐고, 그냥 집에 있으라그래서

다시 낮잠자다가 깨서 사부작사부작 집안일을 함 ....

 

 

 

 

그러다 아직 약간 멍한 상태에서 전화가 다시 왔다

 

 

남편: 지금 병원 와서 맹장했을때 자료 넣고 같이 보는데 그때도 혹이 있었다네ㅋㅋ 의사가 진짜 미안하대ㅋㅋ

나: 엥? 근데 왜 못봐?

남편: 맹장만 봤나보지

나: 아 그건 그럴수도 있겠다..

남편: 근데 이게 양성일 수도 있고 악성일 수도 있는데, 모양이 좀 악성같긴 한가봐

나: ?

 

 

어려서부터 잔병치레가 잦았던 나는...

병과 보험에 대한 잔지식이 좀 있는데....

내 짧은 지식에 따르면

 

나의 아주 짧은 지식으로 양성종양 = 여드름처럼 없으면 좋지만 있어도 생명에 지장이 없는 놈

악성종양 = 암 또는 암이 될 가능성이 있는 놈

이건데!?

 

 

나: 악성? 악성종양이라니 뭔 소리야?

남편: 아니 근데 크기가 크지는 않고 양성일수도 있어

 

 

근데 왜 충대병원 가라는 얘기가 나왔냐는말이야 ^^

내가 알기로는 양성종양이랑 악성종양은 초음파상에 보이는 모양부터가 아예 다른데......

 

맨날 병원도 잘 안가려고하고, 약도 잘 안먹고 몸 아플때마다 다 별거 아니라는 남편이라서 -_-

건강염려증이 극에 달한 나는 좀 이상해서, 꼬치꼬치 캐묻기 시작했다

 

 

나: 아니 악성일수도있다고?

남편: 근데 별로 안커 한 1.5센치?

나: 아니 악성일수도있다매 무슨소리야 지금?

남편: 꼭 그렇다는건 아니고

나: 아니 근데 초음파상 악성으로 보인다는거 아냐??

남편: 재수없으면 암일수도 있고

나: 암? 암이라고??

남편: 그건 결과 나와봐야 아는데 양성일수도 있어

나: 모양이 악성이라며!?? 얼마나 양성이고 얼마나 악성인데!?!?

남편: 음 거의 악성...?

나: 헐...

남편: 근데 암이어도 완전 초기야 D코드(제자리암)일걸?

나: 헐........

남편: 암튼 양성이라니깐? 일단 나 오래 끊어봐

나: 어......

 

 

악성 얘기 나오는 순간 잘 이해가 안되고 소리가 한쪽귀로 들어와서 다른쪽 귀로 그대로 빠져나가는 기분이어서ㅠㅠ

 

어쨌든 통화 끊고 머리속에서 맴도는 생각이

 

신장암일수도 있다는거잖아, 아주 초기라고해도 그래도 암일수도 있다는거잖아

 

딱 이거였음

그리고 전화 끊고 바로 신장암 초기에 대해 검색하기 시작했다

 

 

 

마음의 안정을 위해 지나가다 찍은 꽃 사진 한번 넣어봄ㅎㅎㅎ

 

 

여튼 신장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크게 없는 대신,

전이가 없을때 얼른 치료받으면 수술 예후도 좋고 완치율 생존율도 높아보였다

 

그치만 이미 전행이 좀 된 후면..

항암도 안듣고 방사선치료도 안듣고 여러모로 골치아픈...... 암 ㅠㅠ

 

 

 

 

며칠동안 새벽까지 참 온갖 병원사이트랑 블로그 치료기록 완전 정독했음......

아무튼 30분정도 검색하고있으니 남편한테 전화가 다시 왔다

 

남편: 나 수술해야된다는데?

나: 엥? 그냥 선병원에서 하게?

남편: 어 이게 위치가 신장 내부가 아니라 겉 표면에 혹처럼 난거여서 바늘같은거 넣어서 열로 지지면된대 그냥

나: 헐...... 의사는 뭐래?

남편: 뭔소리야

나: 악성이라매

남편: 아 뭐 그렇게 보이기도 하는데 조직검사해봐야 알고

나: 헐......

남편: 근데 C(암)는 아니고 D야

나: 의사가 그래?

남편: 아니 딱보면알지 크기도 안크고 수술도 간단하고... 수요일에 입원해서 목요일에 수술한대

나: 큰병원 안가봐도돼? 금요일로 충대 예약한거 있잖아

남편: 아~ 그거 취소해야되나

 

 

 

그렇게 급하게 한 달 만에 다시 찾은 대전선병원......

 

맹장수술로 3월 24일 입원 3월 27일 퇴원

신장암수술로 4월 22일 입원 4월 24일 퇴원

 

꼬박 한달만에 다시왔다^^

 

 

큰병원 안가봐도 괜찮겠냐고,

알아보니까 코로나때문에 환자 많이 줄어서 서울 병원들도 2주안에 진료 잡을 수 있다고 몇번 물어봤지만

 

자꾸 별거 아니라면서 -_-

서울 통원하기도 귀찮고 자긴 선병원이 좋다고 그대로 입원+수술 결정

 

 

 

퇴원한지 얼마 안 돼서 또 입원해서 입원짐도 금방 싸고 적응도 금방 함

 

물론 짐싸면서 현타는 좀 왔지만....

 

신장암의 원인은 아직까지는 밝혀진게 없으나 흡연 및 비만과 상관이 있다고 한다

 

자기는 회사다니느라 스트레스 탓이라고 하는데.......

내보기엔 비만탓임

 

스트레스나 흡연때문이면 오빠 회사에서 같이 담배피는사람들 다 신장 병 걸렸어야지^^

왜 혼자만 걸렸냐구...?

 

 

 

 

진짜 정태희 식습관...

맵고 짜고 기름진거 좋아하고, 불규칙적으로 먹으면서 또 늦은 시간에 과식 (내가보기엔 폭식) 하고

 

암 가족력도 있는애가 저러다가 언젠간 위장기관 하나 절딴나겠네 라는 생각은 막연히 해왔지만

문제가 되는게 콩팥일거라곤 정말 생각도 못했는데...........

 

지금도 안믿긴다...

 

 

참고로 아래는 내가 많이 참고했던 신장암 정보 및 치료방법들

 

국가암센터: https://www.cancer.go.kr/lay1/program/S1T211C708/cancer/view.do?cancer_seq=4373

질병관리본부: http://health.cdc.go.kr/health/mobileweb/content/group_view.jsp?CID=3963B95826

삼성서울병원: http://www.samsunghospital.com/dept/medical/healthSub02View.do?content_id=84&DP_CODE=RT&MENU_ID=003040007&main_content_id=752

 

 

 

바로 전주 주말에 회먹으면서

친구네 아버지 입원하신거 수술비 받을 수 있는거 보험증권 봐드렸는데......

 

바로 이틀 뒤 우리꺼 보험증권 열어서 진단금 계산하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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